리얼 통쾌, 직장 메뉴얼! 당당한 신입사원의 7가지 습관
B는 자유분방하지만 창의적인 사람이었고 예의가 없는 것이 아니라 수직적인 인간과계보다는 수평적 인간관계를 더 편안하게 느끼는 사람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런 친구가 상명하복식의 기업문화에 얼마나 답답했겠는가? 자신을 표현하는 것에 생기를 얻는 그 친구가 얼마나 힘이 들었겠는가? 지금 생각해 보면 B는 그 때 회사를 그만둔 것이 현명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그 일이 있은 후부터 나는 신입사원이 그만두고 싶다고 말할 때마다 "싫으면 그만둬도 된다"라고 말한다. 회사는 저마다 기업문화가 있으며 거기에 좋고 나쁨은 없다. 기업문화는 그 회사가 해당 사업부문에서 잘 성장하기 위한 진화의 결정체이기 때문이다.
단, 모든 결정에 꼭 알아야 하는 사실 하나는 직장을 그만두는 것은 모험이며 그 뒤에는 위험이 따른다는 것이다. 이 위험에 대한 각오가 되어 있다면, 1년이라도 젊을 때 결단을 내려라.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떠나기가 힘들어진다는 것은 말하지 않아도 알 것이다.
자신이 직장에 남을 것인지 아니면 떠날 것인지에 대한 진짜 '결정'을 해야 한다. 그리고 결정한 뒤의 기회비용을 전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떠나는 사람은 월급이 주는 안락함을 포기하는 기회비용을 치러야 하며, 남는 자들은 자신과 회사의 성장을 위해 헌신할 수 있는 기회비용을 치러야 한다. 그러한 진짜 '결정'을 해야만 자신의 삶과 일에 대한 책임감이 생긴다. 그것이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능동적인 삶이다.
때로는 억지스러운 것도 시키고, 상사가 하기 싫은 일을 시키고 능력을 넘어서는 일을 지시받을 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안 된다고 말하지 마라. 도저히 못 참겠는가? 그럼 불평하든지 욕을 하든지 맘대로 해라. 단, 불평하는 것은 자유이지만 반드시 결과적으로 그 일이 잘 될 방법을 찾아라. 그리고 최선을 다해라. 정 능력이 안 되겠거든 할 수 있는 것이라도 최선을 다해라. 보고서 내용을 하나도 모르겠거든 보고서 양식이라도 최고로 깔끔하게 만들고, 오타라도 하나 없이 수정해라. 그것이 그만두지 않기로 진짜 '결정'을 한 사람이 가져야 할 태도다.
그리고 그런 긍정적인 주인의식은 회사를 위한 것이 아니다. 자신을 사랑하는 태도이다. 안 된다고 포기하는 것은 습관이 된다. 안 되는 것이 있더라도 마지막까지 물고 늘어지는 태도야 말로 진정으로 자신을 아끼고 사랑하는 태도이며 주인의식이다. 잊지마라.
그 첫번째 깨달음은 하기 싫은 일을 하며 고통받는 것보다 스스로 당당하게 밥벌이를 하지 못한다는 것이 더 고통스럽다는 것이다. 좋아하고 의미 있는 일을 하기 위해 밥벌이의 궁핍함을 견디는 것은 훌륭한 일이고 존경받을 만한 일이다. 내 주위에도 이름만 대면 모두가 부러워하는 외국계 기업을 다니다 자신의 길을 찾아 홀연히 1년간 세계 일주를 다녀온 친구도 있고, 또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길을 위해 당장의 궁핍함을 견디는 친구들이 꽤나 있다. 나는 그들의 도전과 용기를 진심으로 존경한다. 하지만 나는 이제 안다. 자신의 진지한 밥벌이를 위해 하기 싫은 일조차도 묵묵히 견디는 것 역시 스스로 자부심을 가질마한 훌륭한 삶이라는 것을 말이다. 고되고 척박한 삶을 살아내신 이 땅의 수많은 아버지들을 우리가 존경해야 하는 이유도 바로 그것이다.
복권과 같은 첫 직장에서 행복한 밥벌이로 옮겨 가려면 지금의 일에 우선 충실해야 한다. 그리고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거기에 더해서 자신의 일 속에 '나'를 배워야 한다. 그러면 반드시 기회가 온다. 힘든 시기를 견디면 반드시 좋은 날이 온다. 어둠 뒤에 새벽이 오고 겨울 뒤에 봄이 오듯 그것은 자연의 섭리다. 그것이 행복한 밥벌이로 가는 길이라 확신한다. 나 역시 그 길에 있으며 당신이 지금 읽고 있는 이 책 역시 그 길 위 하나의 이정표다. 신입사원들도 행복한 밥벌이로 가는 길 위에서 자신만의 이정표를 하나씩 세워가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만약 당신이 일을 장악하지 못하면 회사에서 존중받을 수 없다. 회사는 좋은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 오는 동호회 모임도 아니고 함께 공부하며 우정을 쌓는 학교도 아니다. 회사는 특정 분야의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 각자의 이해관계를 가지고 사람들이 모여든 조직이다. 그러므로 자신의 일로써 회사와 동료들에게 공헌하는 것이 최우선이며, 일을 장악하지 못하면 회사라는 공간은 점점 더 견디기 힘들어질 것이다. 그리고 직장에서 존중받지 못한다는 느낌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 이상의 모멸감이며 수치심이다.
자신의 방향성이 확고하지 않다면, 타인의 사소한 평가에도 상처받고 혼란스럽다. 자기객관화로 업무와 인생에 균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노파심에서 하는 말이지만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롭다는 것'과 '배려가 없다는 것'은 다르다.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롭다는 것은 직업관, 삶의 가치관, 그리고 업무적 역량 등이 어우러져 단단한 자존감을 가지고 있을 때 가능한 것이다. 하지만 배려가 없다는 것은 자신의 직업관, 가치관과 관계없이 자기 멋대로 사는 것이다.
자신의 방향성이 확고하지 않다면 타인의 사소한 평가에도 상처를 받을 것이고 혼란스러울 것이다. 역사를 한 번 봐라. 위대한 성취를 이루거나 자신만의 업적을 남긴 이는 당대에 힐난과 조롱의 대상이었던 적이 많았음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속물근성이 가득한 세상에서 자신의 존재를 지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자칫 아집과 독선에 빠질 위험성이 있음에도 타인의 시선에 자유로워야 함을 말하는 것은, 행복한 삶을 위해 지금보다 조금은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로워야 할 필요가 있음을 말해주고 싶어서다. 신입사원들이 자신과 타인에 대한 균형 잡힌 시선으로 행복한 밥벌이를 하기 바라기 때문이다.
나는 프로페셔널이란 단어를 좋아한다. 내가 '프로페셔널'이라는 단어를 좋아하는 이유는 그 속에 담겨 있는 뜨거움, 차별성, 독립성, 전문성, 책임감 등의 이미지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프로페셔널의 삶, 그것이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삶이기 때문에 나는 직장 속에서든 밖에서든 진정한 프로페셔널이 되고 싶다. 또한 한 사람의 직장인으로서는 직장 안에서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그래서 후배 신입사원들에게도 자신의 일을 차별화하여 조직에 최상의 기여를 할 수 있는 프로페셔널이 되라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말한다.
'슬램덩크'라는 만화의 감동은 자연스레 작가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고 작가에 대한 관심으로 이것저것을 찾던 중 '슬램덩크 그로부터 10일 후'라는 짧은 다큐멘터리를 찾게 되었다.
그 다큐멘터리의 엔딩쯤에 그는 이런 말을 남겼다.
"내가 처음 만화가가 되고 싶었던 이유는 만화가 좋아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어서였다. 그것이 시작이었다. 그리고 그 후에는 내가 그림을 잘 그린다는 자신감,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 그런 자신감을 인정받고 싶어서였다. 하지만 그런 만족감이 채워지고 나니, 다른 동기부여가 생겼다. 다른 사람에게 무엇인가를 전달하고 싶었다. 그리고 그 무엇인가로 그들과 소통하며 나누고 싶어졌다."
신입사원들은 실제로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 실력을 갈고 닦고 경험을 쌓아야 한다. 바닥의 작은 일들부터 차근차근 해야 한다. 허드렛일도 있을 것이고, 단순 반복적인 잡무도 있을 것이다. 누구나 하기 싫은 일이다. 인정한다. 하지만 신입사원은 그 일을 해야 한다. 왜? 달리 할 수 있는 것이 없으니까 말이다. 그럼에도 매달 월급은 꼬박 꼬박 나오니 그것조차 안하면 자신의 밥값조차 못하는 것이다.
정 싫으면 회사를 그만두고 차라리 창업을 해라. 다른 직장으로 옮겨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그 어떤 회사도 신입사원들에게 핵심적이고 중요한 일을 맡길만큼 멍청하지 않다. 입사 초기부터 머릿속에 각인된 멋진 이미지처럼 핵심적이고 중요한 일부터 하고 싶다면 자신이 직접 어리숙하고 멍청한 회사의 경영자가 되는 길밖에 없다.
스파링이라는 실전을 기피하는 사람은 결코 격투 스포츠의 참 매력을 즐길 수 없다. 격투 스포츠의 진정한 매력은 코앞에서 주먹이 오고 가는 긴박한 긴장감을 이겨내며 스파링하는 가상의 실전에서 자신을 증명해 보일 때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실전이 아닌 것은 인정받지 못하며 인정받지 못하면 신용을 얻을 수 없게 되고, 신용이 없어지면 존경받을 수 없다. 동종 분야의 전문가들에게 진심 어린 존경을 받을 수 있다면 진정 그 분야에서 전문가라고 자부해도 좋다고 생각한다.
나는 "회사에서 시키는 일만 하는 게 최고다"라는 조언을 하는 선배를 인정할 수 없다. 직장도 내 삶의 일부분이고 현재로서는 내 삶의 7~8할을 차지하는 공간인데 그 곳에서 중간만 하면 된다는 안이한 생각으로 한 번뿐인 내 삶을 방기하고 싶지 않다. 식어버린 직장인으로 살기에 나는 스스로를 너무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신입사원들아, 스스로를 진정으로 사랑하는가? 그렇다면 실전에서 자신을 증명해 존경을 받아라. 그것이 진정으로 자신의 삶에 책임을 지는 프로페셔널의 태도이고,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삶의 태도다.
많은 신입사원, 특히 자신이 꽤나 똑똑하고 유능하다고 생각하는 친구들 중에는 직장에서 전문가로 성장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실제로 그런 친구들은 유능하고 똑똑하다.) 뭐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내가 보기엔 그 친구들이 대부분 헛똑똑이라서 그렇다. 내가 만나본 스스로 합리적이고 똑똑하다고 생각하거나 혹은 실제로 그런 신입 사원들은 대부분 자신이 받는 급여보다 많이 일하는 것을 '손해'라고 생각했다. 열심히 일하는 만큼 급여 또한 올라간다면 더할 나위없는 선순환을 만들겠지만, 불행히도 대부분의 기업은 연공서열 체제를 고수하고 있어서 한 사람의 능력이 출중하다고 하여 파격적인 대우를 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상황이 이러하다 보니 스스로 똑똑하다고 자부하는 사람들은 급여가 같으니 일을 적게 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답답한 노릇이다.
왜 그런 것일까? 아직까지도 많은 직장인들은 복종과 충성만이 최고의 덕목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과장은 정말 자신의 보고서 업무를 위해 시장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면 팀장을 설득시켜야만 했다. 다소 논쟁이 있더라도 말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 자신의 일을 올바르게 하고 최상의 성과를 내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상사를 언짢게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니까 말이다.
물론 상사들의 의견이 옳을 때도 있다. 어쩌면 상사들의 의견이 옳을 확률이 더 높을지도 모르겠다. 그들은 실무자보다 오랜 경험과 지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상사들의 의견이 항상 최선의 방법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을 늘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더 나은 방법이 없는지, 최상의 성과를 낼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고민해야 한다.
"모든 선배나 상사들의 충고가 도움이 되느냐?"라고 신입사원들이 묻는다면 나는 '아니'라고 대답하겠다. 세상에 충고나 조언은 넘치지만 정말 '좋은' 이야기는 드물다. 좋은 조언이나 충고가 흔치 않은 이유는 두 가지 요소가 반드시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첫번째가 통찰력이다. 통찰력을 가진 현명한 사람들의 조언만이 도움이 된다. 훌륭한 충고는 최소한 충고를 하려고 하는 분야에 있어서 만큼은 끊임없는 고민을 바탕으로 한 지식과 경험, 그리고 검증을 통한 예리한 통찰이 있어야 한다. 이것이 없는 선배들의 조언은 단순한 배설에 지나지 않는다.
나는 신입사원들에게 "직장이 모든 것이다. 직장에 모든 것을 걸어라"라고 말하고 싶지 않다. 건강한 직업윤리를 가지고 자신의 밥벌이에 책임을 지는 태도만 있다면 얼마든지 "삶의 다양성을 경험해보라"고 말하고 싶다. 사람의 기질에 따라 조금 다르겠지만 나는 다양한 사람들을 인터뷰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다양한 삶을 사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책과 텔레비전을 통해서도 알 수 있겠지만 나와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과 눈을 마주치고 같이 호흡하며 이야기를 나누는 것과 비할 바가 못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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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이웃인 황진규님이 책을 냈다. 나는 지금 신입사원도 아니고 직장 생활은 대리가 되기 전에 그만뒀기 때문에 별로 궁금할 것도 없었지만 직장경력 5년차인 그가 신입사원에게 어떤 실질적인 조언을 해줄지 궁금해서 읽게 되었다. 보통 높은 직급의 사람들 또는 어느 정도 사회적 위치에 오른 사람들이 내는 자기계발서들 사이에서 대리급인 그가 해줄 수 있는 실질적인 조언은 분명 따로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책을 다 읽고 난 생각은 "회사에서 이런 선배를 만나면 피곤하겠지만 배우는 건 참 많겠다"라는 것이었다. 저자는 본인의 경험치를 책에 쏟아부어 신입사원이 겪을 수 있는 고민과 어려움에 대해 그 이면에 숨겨진 본질을 볼 수 있도록 말하고 있다. 직장문화와 나의 기질/성향과의 궁합. 다양한 사람들과의 인간관계 속에서 어떻게하면 주도적이 될 수 있는지 등 신입사원이 갖추어야 할 모든 것들에 대해 하나씩 콕콕 집어 말해주고 있다.
다들 탁월한 사람이 되어 탁월한 성과를 내고 싶어하는데 신입사원은 물론이거니와 직장을 어느 정도 다니는 사람들도 이 정도의 주인의식을 갖기란 쉽지 않다. 내 삶의 방향성이 분명하고 그것이 직장 생활에 투영이 되었을 때 주인의식을 발휘할 수 있다고 이야기하는데 '해라체' 또는 '하지마라체'가 명령조라 책을 읽으면서도 딱딱함이 느껴졌는데 실제 진규님이 신입사원들에게 했을 충고가 어땠을지 짐작이 간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나에게 준 교훈은 직장이건 직장을 나와서건 자신에 대한, 자신의 삶에 대한 책임은 오롯이 홀로 짊어져야 한다는 점이었다. 직장을 신입 3년차에 그만뒀기 때문에 대리의 중압감과 책임감이 어느정도인지 잘 이해는 되지 않으나 혼자 일하는 지금 3년차에 접어들었다. 내 위에는 아무도 없고, 밑에도 아무도 없지만 진규님이 쓴 책을 혼자 일하는 나에게 적용해 보았을 때에도 전혀 다르지 않다. 나에 대해 알아야 하고, 세상의 변화에 귀기울여야 하며, 사람들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그 관계 속에서 실력을 인정받고 건강한 성장을 이루어나가야 한다는 것. 그리고 역시나 통찰력을 가진 애정어린 충고를 해줄 수 있는 사람을 곁에 두어야 한다는 것이 내가 이 책에서 따로 또 느낀 점이다.
너무 완벽한 선배라 피곤했겠지만 그것을 긍정적으로 바라보았을 때 실력에 통찰력까지 갖춘 황진규님같은 직장 선배를 만난 사람이라면 정말 행운이 아닐까 싶다. 고로 이 책을 읽은 사람은 스스로의 행운을 거머쥔 것으로 직장에서의 신입을 넘어 내 삶을 제대로 음미하기 시작한 '삶에서의 신입'으로써 당당해질 수 있을 것이다.